A Book, Ulises Carrion
율리시스 카리온의 영상, ‘A book’에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. 한 사람은 페이지를 마구 뜯으며 구기고, 다른 한 사람은 구겨진 페이지를 펴면서 다시 쌓아간다. 한편, 글쓴이는 독자에게 글을 전달하고, 독자는 이 글을 수용한다. 하지만 이런 단순한 구조로만 읽기를 설명할 수는 없다. 쓰기와 읽기 그리고 전달하기를 거치면서 정보는 때로 손상되고 마모되며, 의도를 잃은 채 서성이게 되기도 한다. 이 모든 순환은 하나의 읽기를 만들며,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.